일단 저지르는 삶

어제 아이들이 개학을 했다.

비록 2주후에 다시 봄방학을 하지만서도.. 일단 개학이다.

개학날부터 아이들 지각을 시키면 안되니까, 전날 밤에 알람을 맞춰놓고.. 긴장 바짝 쟁여놓고.. 잠을 청했다.

다른때는 힘들게 일어나지는 아침이 반갑게 맞아진다~

누룽지끓여 동그랑땡으로 간단한 아침을 먹인후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잘 다녀와"

집을 대강 정리한 후.. 발걸음도 가볍게 집앞 별다방으로 향한다..

겨울방학동안, 안만난것도 아닌데도, 마치 방학내내 못봤던 사이처럼, 새롭고 반갑게 아줌마 동지들과 인사를 한다..

뭐가 이렇게 홀가분한지...기분이 상쾌하다..

한시간 반의 수다를 뒤로하고, 총각들이 야채를 파는곳에 장을 보러 갔더니..

총각들이 그런다~

"개학이라면서요? 왜 몰랐을까요~? 오늘은 오시는 손님들마다 얼굴이 활짝 폈어요~"

앗.. 찔린다.. 많이 찔린다...

집에 돌아오는길에 한참을 못봤던 아들친구 엄마를 만났다..아이고.. 개학이나 해야 얼굴이 봐지네요~

절대 핑계가 아니고.. 정말 아들들을 사랑하지만, 방학은 좀 사랑을 지치게 하기도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많은 시간을 같이 하니, 아무래도 잔소리를 하게 되고, 사실 내가 하는 잔소리는 아들들 보다 나를 지치게 하니 말이다.

아들들은 나의 잔소리를 잠깐 귀안에 담고있을 뿐이지만, 난 내가 하는 잔소리가 하루종일 내 머릿속을 돌아다닌다.

'아.. 아까 그 얘긴 그렇게 하지말고, 다르게 할껄... 아니.. 아예 하지 않는게 나았을까??'

그리고, 하루 세끼의 위엄...

학교를 다닐때는, 하루 한끼는 제대로 된 영양관리에 의한 급식이 책임을 져주니까, 난 하루 두끼 중에 한끼는 대충.. 한끼만 제대로~ 라는 불량한 마음가짐에, 견딜만 한데..하루 세끼 중에 두끼를 제대로 먹여야 하니까.. 그 부담감이...흑....나같은 불량엄마에겐 너무 무거운거다..

그래서 잠시나마,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반갑다 개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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